지도력과 공부의 중요성
우리 국민은 공부를 하나의 길로 오래 이어가며 몇 대에 걸쳐 기술을 축적해온 방식과는 다르게, 다양한 것을 접하고 폭넓게 이해하는 방식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완전한 기술자가 되려 하기보다는, 서양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다뤄온 기술과 정보를 흡수하고 이해하는 것이 공부의 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것을 직접 만져보고 원리를 알았다면, 그 공부는 마친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것을 배워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접하다 보면 물리(物理)가 터지듯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어떤 일이든 처리할 수 있는 지도력을 갖추게 됩니다. 한 가지를 오래 한다는 것은 특정 분야의 일꾼이 되는 길이지, 지도력을 갖춘 사람의 길은 아닙니다.
조금만 해도 싫증을 잘 내는 체질, 즉 금(金) 체질에 속한 사람들은 처음엔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 정도 알게 되면 흥미를 잃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전문인보다는 넓은 시야를 지닌 지도자가 되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오랜 시간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지도자로 성장해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게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도자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감내합니다. 국민들이 힘을 모아 나라의 기반을 다져 놓았을 때, 지도자가 나와야 그 노력들이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는 나라들은 국민의 교육 수준을 고르게 높이지 못하고, 지도자를 길러내지 못해 다음 단계로 도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지만 지도력 있는 사람이 부족하고, 시야가 좁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한 가지 분야에 지나치게 몰두했기 때문입니다. 지도력이란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접하면서 원리를 깨달을 때 길러지는 것입니다. 어떤 분야를 30% 정도만 알고 지나가는 사람은 지도자의 자질이 있는 사람이며, 70% 이상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사람은 전문인이 될 사람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도자는 일을 잘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그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을 너무 잘 아는 지도자는 일꾼을 존중하지 못하고, 결국 지도력도 갖추지 못합니다. 지도자는 자신이 그 일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의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하며, 그래야만 뒷받침과 문제 해결이 가능한 것입니다.
한 분야를 너무 깊게 알게 되면 자신이 뛰어난 사람일 수는 있어도, 전체를 이끌어갈 지도력을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금은 자라는 중입니다. 진득하지 못하다고 나무라는 것은, 오히려 이전 세대의 사고가 충분히 깨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성장하는 방식이 다르고, 운행하는 법칙 또한 다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다른 나라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지고 결국 멈추게 된 것입니다.
이 나라는 ‘사람을 키우는 나라’이며, 직장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학교’입니다.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이며, 국민 전체가 힘을 모아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기업인들의 역할은, 그곳에 들어온 사람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 본질을 착각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자라고 성장하면, 그들이 회사를 빛나게 하고 나아가 나라를 빛나게 하는 인재들이 됩니다. 사람을 키워야 할 기업이 오히려 머슴과 노예를 만들어 버린다면, 그 조직은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이들은 30대까지 자신을 다듬고 성장하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사회의 틀을 바로 세운다면, 전 인류를 교육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인류의 백성이라 불리는 우리의 형제들이 노예처럼 살아가야 할 시대가 아닙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홍익인간’들이 지금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인류의 혁명이란, 곧 노예의 시대를 끝내는 것입니다. 국민이 노예처럼 살아가는 사회는 바르게 작동할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정리하고 바르게 개념을 세우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이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 사람답게 살아가는 인류의 시대인 ‘후천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일을 이끌어 나갈 사람들이 바로 홍익인간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려, 해야 할 공부와 연구를 놓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깨어나 활동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생계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인류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기 어려운 것입니다.
과학도 이제 막 새롭게 시작되고 있으며, 인류는 이념과 나눌 수 있는 가치를 바탕으로 하나 되는 사회로 나아갈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기반 위에 서 있으며, 이 길을 함께 걸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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