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비우고 자연과 하나 되는 길, 깨달음의 여정

대자연의 이치를 아는 길은, 무언가를 배워서 깨닫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의 욕심이 사라지고 스스로 맑아질 때, 우리는 비로소 대자연과 하나가 되어 그 깊은 이치와 스스로 통하게 되는 법입니다. 자신이 맑아진다는 것은, 나의 생각만이 옳다는 고집과 아집, 그리고 '내 것'이라 여기는 소유의 마음을 내려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잘 모르고 삶이 어렵다고 느끼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내 안의 욕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욕심이 가득하면 사소한 일에도 불평이 생기고, 사회를 향한 불만도 커져만 갑니다.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불평은 자연스레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가진 기운이 커서 작은 것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것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배가 고플 때는 밥 한 그릇에 만족하지만, 배가 부르면 그 자리에서 멈추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여 그것을 얻고 나면, 이내 또 다른 것을 원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문제는 스스로 내면을 닦아 그릇을 갖추려는 노력 없이 욕심만 앞세울 때 시작됩니다. 이 채워지지 않는 욕심은 이내 불만으로 바뀌고,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 인생은 막히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갖추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얻게 되면, 이미 얻은 것을 발판 삼아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삶은 답답해지고, 입에서는 불평이 새어 나오게 됩니다. 
 
불평을 한다는 것은 곧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신호입니다. 지금 우리는 불평을 해야 할 때가 아니라, 어째서 내가 이토록 불평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왔는지를 먼저 깊이 깨우쳐야 합니다. 불평이 과해지면 마음의 눈이 가려져 스스로를 바로 보지 못하게 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소중한 인연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불평은 결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니며, 스스로의 삶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증거일 뿐입니다. 
 
깨달음의 근본은 '나의 모순은 무엇인가', '오늘의 나는 누구인가'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자신의 모순을 발견했다면, 그것을 바르게 잡기 위한 꾸준한 수행의 길에 들어서야 합니다. 
 
보통 3년 정도 꾸준히 노력하면 내 안의 모순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이후에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공부를 이어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렇게 7년이 되면 마음은 더욱 깊이 정화되어 맑아지고, 10년을 노력하고 나면 그 자체가 온전한 나의 삶이 됩니다. 내 질량만큼의 모순이 사라져,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깨달음을 통해 자신을 갖추고 멋진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은, 세상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질량만큼'의 삶을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깨달음은 자신의 근기, 즉 그릇의 크기만큼 이루어지며, 나에게 주어진 몫만큼만 감당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우리는 이번 생에 주어진 각자의 몫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맑히며 나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진정한 깨달음이란, 저마다의 소질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온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펼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갈 때, 그 소중한 역할들이 모여 이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비로소 완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간혹 작은 깨달음에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착각하여 모든 일에 나서려다 큰 낭패를 겪는 수행자들을 보게 됩니다. 진정한 지혜는 자신의 몫을 알고 겸손하게 그 길을 걸어가는 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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