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과 깨달음

 어떠한 자리에 앉아도 실력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실전 공부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공부가 이루어진 사람은 어떤 자리에 앉더라도 그 자리를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르게 대통령 공부가 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들은 즐겁고 평화로운 삶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장관들이 단지 일꾼의 자세로 일하다가 장관 자리에 오릅니다. 그들이 대학 시절에 배운 이론 지식만으로 세상을 이끌려 하니 문제가 생깁니다. 
 
지금의 지식인들이 과거 방식대로 살아가려는 생각, 과거에 정리된 이론 지식만으로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려는 태도는 과연 가능할까요? 바로 이러한 사고방식을 풀지 못했기 때문에 이 나라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 진짜 공부인지조차 모르는 현실, 정신적인 지도자가 되어야 할 사람들이 공부의 기초부터 잘못 배운 결과가 오늘의 문제들을 낳고 있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이론 공부부터 합니다. 하지만 이론이 끝났다고 진정한 공부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에는 사람들을 만나고, 배운 이론으로 가르치기도 하지요. 그러나 실습을 통해 이론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배우지 못한 채 문제를 맞닥뜨리면,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합니다. 
 
공부란 단지 이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연과 환경을 통해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고 깨닫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공부가 됩니다. 

 
우리는 종종 경전이나 고서를 펴 들고, 그 해석을 두고 다투며, 서로를 이단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이론에만 매달리면서 현장 실습을 하지 않으면, 그 의미를 몸으로 체득할 수 없습니다. 글로만 바라보면 진짜 뜻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자신이 먼저 아파지고, 그 아픔이 계기가 되어 진정한 수행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과거에 남들 위에서 잘난 체하고 군림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실패한 사람이 되어, "나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를 묻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옵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의 길입니다. 
 
내가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빛나지 못하는가? 진짜 똑똑한 사람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문제는 보이는데 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아직 공부를 더 해야 할 사람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기 공부는 하지 않고, 남 탓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이 문제를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책임은 자신에게 있는데도 말입니다. 
 
이런 식으로 살면, 자기 발전은 멈추고 점점 위치가 낮아지며, 결국은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해결 방법을 모른다면, 남 탓을 할 것이 아니라 공부를 더 해야 합니다. 
 
준비도 없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남을 탓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과거에 배운 이론을 들고 나와 상대와 싸우는 것은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일 뿐입니다. 
 
우리에게 찾아온 아픔은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 아픔의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쳐 버리면, 자신에게 큰 손실이 됩니다. 자연은 그 아픔을 통해 깨달음을 주려 했던 것인데, 그것을 놓쳐버린 것이지요. 
 
우리는 '마장(魔障)'을 껴안고 공부를 합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고 평온하기만 하면, 진짜 공부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내게 다가온 아픔은 나를 깨닫게 하려는 최고의 기회이자, 동시에 마장이 주는 시험입니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는 더 깊은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아픔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진정한 수행자의 길을 걸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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